‘앱’이 세상에 나온 지 5년이 지난 오늘날, 하루에도 수천 개가 넘는 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어떤 앱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승승장구하는 반면, 대부분의 앱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곤 합니다. 무엇이 이와 같은 승패를 갈라놓는 것일까요? 사용자의 마음을 읽는 개발자, 그래서 그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꼭 집어서 긁어줄 수 있는 개발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앱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직접 사용해본 사용자들의 피드백인데요. 사실 개발자에게는 사용자의 입장이 돼 인사이트를 얻기는 쉽지 않죠.
여기 이런 개발자들의 딜레마를 해결해줄 스타트업, 앤벗(andbut)이 있습니다. 앤벗은 지난 9월부터 앱 사용자 분석 솔루션인 ‘유저해빗(userhabit)‘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유저해빗은 사용자들이 앱을 쓸 때 사용자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추적해 개발사에게 정보를 주는 B2B 솔루션입니다. 개발자와 사용자 사이의 동상이몽, 그 간극을 줄여주는 앤벗의 정현종 CEO, 백진욱 CTO, 이주형 CSO, 윤성진 개발자를 만나 앤벗의 기술에 대해 들어봅시다.
- 앤벗의 주요 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저희는 모바일앱의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앱을 개발하더라도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이런 정보들을 알 수 있다면 앱의 사용성을 개선해서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앱을 만들 수 있겠죠. 앤벗의 유저해빗은 앱 사용자의 행동을 쉽고 빠르게 측정해서 문제를 발견하고, 앱의 사용성을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어떻게 보면 구글 애널리틱스나 플러리 같은 서비스와 비슷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그런 서비스들이 대부분 마케팅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에 유저해빗은 앱의 사용성 측정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앱만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올해 초 아이폰앱을 위한 서비스도 오픈 예정입니다. 아직 베타버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미 400개가 넘는 앱이 가입했고 그 중 70여 개 정도가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유저해빗의 핵심 기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먼저 저희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제공해주고 앱 개발자가 SDK를 앱에 심는 구조입니다. 앱에 SDK가 심어지게 되면 쉽게 설명해서 원래 화면 위에 가상의 층이 하나 생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용자가 앱을 켜서 사용할 때 화면 중 어느 부분을 누르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등의 이벤트를 모두 읽게 되는 거죠. 이러한 이벤트를 분석함으로써 사용자의 행동 패턴이나 앱의 사용성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죠. 개발자가 SDK를 삽입하는 것에 대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매우 간단합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각 액티비티 클래스의 onStart, onStop 메소드에 각각 한 줄씩의 초기화 코드만 삽입하면 됩니다. 즉, 이벤트마다 코드를 삽입하는 게 아니라 액티비티 단위로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추가되는 일의 양이 많지 않아요. 그러면 이후부터는 모든 이벤트에 대해 유저해빗 서비스에 자동으로 저장되고 다양한 분석을 통해 웹 리포트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저희가 분석하는 것은 크게 3가지로, 화면분석, 경로분석, 사용자 행동 분석이 있습니다.
화면분석 화면분석은 사용자들이 앱에서 어디를 터치했는지 등 사용자 인터렉션에 대한 정보를 줍니다. 단순히 어디를 터치했는지 뿐만 아니라 롱프레스, 더블탭 등의 행동을 구분하여 보여줍니다. 특히 안드로이드에서는 화면 해상도 별로 분석을 제공하는데요. 안드로이드 특성상 멀티 스크린 이슈가 있어서 해상도별로 나눠서 분석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해상도가 낮아지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아서 잘못 누르거나 하는 이슈가 발생하는데, 태블릿 PC와 같이 화면이 커지게 되면 이런 이슈가 줄어들게 됩니다. 화면분석을 통해 인터랙션의 빈도를 보여주는 히트맵, 유입/유출 경로, 세션과 방문비율 등의 주요 지표들을 화면 단위로 볼 수 있습니다.
경로분석 각 화면 간의 여러 이동 경로중 사용자들이 어느 경로를 많이 사용하는가를 분석해주는 기능입니다. 이 정보들을 분석하여 직관적인 형태로 시각화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분석 툴에서는 한방향으로의 퍼널(Funnel)분석을 주로 사용하는 데 반해 저희는 점과 화살표를 사용하여 좀 더 실제에 가까운 형태로 경로를 보여줍니다. 사용자는 개발자가 구상한 경로대로만 앱을 사용하지 않는데 퍼널 분석은 이런 부분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방향 그래프의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다만 현재는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하고 있어 사용자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하기 힘든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걸러내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행동분석 (세션 리플레이) 사용자의 행동을 파악하기 위해 이미 기록된 세션을 리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어떻게 앱을 사용하는지, 기획된 의도대로 앱을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죠. 특히 어떤 상황에서 크래쉬(스마트폰이 시스템 이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가 발행했는지 일어난 전후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기존 툴들은 어디서 크래쉬가 났는지만 보여주는데 그치는 데 반해 유저해빗은 발생한 과정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거죠.
- 모바일앱 사용성 분석 서비스 관련 국내외 최신 트렌드는 어떤가요?
사실 처음 유저해빗을 시작했을 때에 가장 큰 고민은 아직 시장이 작다는 것이었어요. 시장이 작은 만큼 경쟁사도 없었죠. 그런데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대여섯 개의 회사들이 생겼습니다. 사용성은 아니지만 애널러틱스 분야는 요즘 정말 뜨겁습니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죠.
사용성 분석을 하는 회사도 이제 막 생겨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런던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UX캠(UXCam) 이라는 회사가 500스타트업(500 startup)의 투자를 받기도 했고요. 저희보다 먼저 시작한 앱씨(Appsee)라는 이스라엘 기업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앱 사용성 분석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회사가 있는 게 아니라 저희가 그 분야를 선도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 현재 앤벗의 경쟁사들의 기술은 어떤가요?
경쟁사로는 구글 애널러틱스(Google Analytics)나 플러리(Flurry)와 같은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들이 있습니다. 먼저 기술적으로 이런 기업들은 고객들의 상황을 모두 예상해서 이벤트를 정의하고 그 이벤트별로 코드를 심는 방법을 취하는데 우리는 매 이벤트가 아닌 액티비티 단위로 코드를 심어주면 되기 때문에 따로 고객의 행동을 예상할 필요가 없고 쉽게 유저해빗과 통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자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의 접근도 잡아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서비스적 차원에서도 플러리나 구글 애널러틱스는 마케팅에 최적화돼 있는 툴인데 반해 저희는 앱 사용성에 집중해 더 양질의 앱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향후 기술과 사업의 발전 방향은 어떤가요?
기술에 있어서는 콘텐츠 트래킹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을 때 가장 먼저 반응이 온 곳이 바로 커머스 분야입니다. 커머스 분야에서는 아무래도 콘텐츠 트래킹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들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어느 상품에 사람들이 관심 있는가 이기 때문이죠. 이 방향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더불어 서비스 안정화나 분석 고도화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사업적으로는 올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초 iOS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와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사용자 중심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자체의 품질이겠지만 앱의 사용성 개선을 통해 개발자는 더 좋은 앱을 만들어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고 사용자들도 더 좋은 품질의 앱을 쓸 수 있게 되어 사용자 중심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한국에서 테크 스타트업을 하며 느끼는 바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테크 스타트업을 하며 겪는 어려움 사실 일반인에게 기술을 이해시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유저해빗을 소개하고 알리는 데 어려움이 있죠. 특히 저희 제품은 B2B 제품이어서 마케팅이나 영업에 더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냥 서비스 스타트업처럼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저희에게 맞지 않죠. 먼저 제품이 좋아야 하고 그 제품을 쓸 수 있는 기업을 끌어와야 하는데 저희는 개발자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에 더욱 쉽지가 않은 거죠. 또 이런 부분에 있어서 벤치 마킹을 할 수 있는 케이스가 많이 없다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정부, 대기업에게의 바람 정부 지원사업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실 서류작업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일하면서 정부 관계자 입장을 들어보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 비해서는 이런 서류작업들이 확실히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팁스(TIPS)가 좋은 예인 것 같아요. 팁스가 다른 지원사업에 비해서는 확실히 나은 것 같습니다.
<출처 : 비석세스>